오늘 팩트맨은 학원가에서 시작합니다.
매년 입시철이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즉 ADHD 치료제가 논란이 됩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입소문도 나 있는 약인데요.
정말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건강에 문제는 없는 약인지 따져봅니다.
ADHD 치료제가 엉뚱하게도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입소문을 탄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미국에서 오남용하는 수험생이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됐는데, 국내에서 모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 소위 학군지에서 처방률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월별 처방률을 살펴볼까요.
전체 환자 처방률은 매월 상승했는데, 중·고교생은 11월쯤 정점을 찍고 떨어졌다가 2, 3월이면 다시 상승했습니다.
학생들이 수능과 내신 시험을 모두 마친 시기와 겹치는데요.
의료계에서조차 의사가 너무 쉽게 처방해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재헌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진료실에서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구가 처방에도 영향을 안 줄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은 지역에선 이런 ADHD 약물 오남용의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게 아닌가."
ADHD 치료제의 주성분, 메틸페니데이트라는 마약성 물질인데요.
ADHD 환자가 이 약물을 복용하고 차분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반인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오남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의존성이 있어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고요. 전문의약품이라 의사 처방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처방되다 보니, SNS에서 불법 거래되는 지경까지 이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ADHD 치료제가 학습에 도움을 주는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요.
오히려 불면증과 우울증, 환각 증상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팩트맨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박혜연 PD
구성 : 임지혜 작가
그래픽 : 천민선 유건수 디자이너
영상취재 : 한일웅
자료출처 : 박건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진단과 처방
양상" (석사학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