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건 피의자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참사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바꾸고, 또 다른 간부는 아예 휴대전화를 변기에 빠뜨린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에 특수본은 증거 인멸 우려로 보고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전후 미흡한 대처로 많은 희생자를 낳게 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참사 일주일 만인 지난달 5일, 자신이 쓰던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갑자기 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휴대전화를 바꾼 상태에서 첫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박희영 / 서울 용산구청장(지난달 18일) : (참사 전에 단체 대화방에 공유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수본은 박 구청장에게 아이폰 비밀번호를 요구했지만 지난달 말이 돼서야 겨우 알려줬습니다.
박 구청장과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용산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은 "화장실 변기에 실수로 빠뜨렸다"며 마찬가지로 참사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바꿨습니다.
특수본은 구청장과 핵심 간부들이 참사 전후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를 일부러 바꾼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의미인데, 이를 근거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장 기각 이후 보강 수사만을 반복하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해서는 허위 공문서 작성과 행사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참사 발생 50분 뒤인 밤 11시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직후에 도착한 것처럼 보고서를 조작하는 과정을 직접 검토한 뒤 승인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또,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아 참사를 키운 혐의를 받는 이태원역장에 대해서도 구속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류미진 총경에 대해선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직무유기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혐의를 바꿨습니다.
이처럼 첫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수본 수사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수사가 1차 책임자에 머물러 있고 윗선으론 가지도 못하면서 수사는 자연스럽게 한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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