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지 말아주세요"…훈훈한 연말 줄잇는 익명 기부
[앵커]
부산의 한 주민센터에 1천만 원 상당의 라면이 기부됐습니다.
라면을 기부한 주인공은 "자신을 알리면 회수하겠다"라는 말을 하며 익명을 유지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고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의 한 주민센터 앞 도로.
트럭에 가득 실린 라면상자를 사람들이 부지런히 나릅니다.
"처음 문이 열리는 순간 멍…이렇게나 많이? 주문하셨구나 했었고. 다른 직원들도 보시고 뛰어나오셔서 짐을 날랐는데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정작 라면을 기부한 주인공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라면은 총 550박스가 들어왔는데요.
개수로 치면 1만6천500개 정도입니다.
1천만 원 상당의 라면을 기부해놓고도 정작 자신을 알리지 않은 겁니다.
모라3동에는 9천8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주민 90% 정도가 생계비나 주거비 등 공적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알았는지, 기부자는 모라3동을 선택해 라면을 기부했습니다.
농담으로 "자신을 알리려고 하면 라면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말을 하며 끝까지 익명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말이 돼서 어려운 분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후원을 생각했는데, 본인이 드러나는 게 별 의미가 없다. 좋은 뜻만 그분들한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익명으로 기부하셨고요."
모라3동 행적복지센터는 다가오는 설을 전후해 노인이나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에 라면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지난 22일엔 익명의 남성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입구에 4천만원이 넘는 돈과 쪽지를 놓고 갔습니다.
'경남 기부천사'로 불리는 남성은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40여 차례에 걸쳐 총 5억4천5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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