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눈이 얼마나 강력했냐면요.
호남은 무려 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그나마 특보는 해제됐습니다만 태반이 눈을 다 못 치웠습니다.
외진 마을은 오죽하겠습니까.
눈 치워줄 손도 있다해도 도우러 올 길도 없습니다.
쌓인 눈을 뚫고 신선미 기자가 들어가 봤습니다.
[기자]
마을이 온통 하얗게 변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지붕은 눈 무게를 못 이기고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5년 간 정성껏 키웠던 블루베리 묘목을 하루아침에 못쓰게 됐습니다.
[김흥수 / 전북 순창군 팔덕면]
"아침에 와보니까 폭삭 주저앉았어요. 눈을 재보니까 한 60cm 정도 나오더라고요. 들어가서 치우려고 했는데 큰일 나게 생겼어. 들어가지도 못하고."
인근의 다른 마을.
트랙터로 눈을 치워보고 삽으로 퍼내보지만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60cm가 넘는 엄청난 눈에 이틀 간 고립됐다, 눈이 그친 뒤 겨우 진입로 하나를 뚫었습니다.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의 주민들은 마을회관으로 겨우 몸을 피했습니다.
[곽효남 / 전북 임실군 강진면]
"주민들이 옆집에도 못 가고 회관에 나오셔서 거기서 숙식을 하면서 3일 정도 고립된 상태고."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되고 눈이 그치면서 제설작업이 시작됐지만 언제 다 치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엄성두 / 전북 임실군]
"사람도 치우고 장비가 와서 치우고 있는데 언제 이거 다 치워야 될지 갑갑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기록적인 폭설에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전북 남원에선 축사 지붕이 무너져 소 50마리를 긴급 대피시키는 등, 전북도 내 건물과 비닐하우스 52동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김제에선 눈을 치우던 30대 남성이 지붕에서 떨어져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남원과 완주 등지에서 50㎞구간 도로도 여전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형새봄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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