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기사와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의 얼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얼굴, 지금 이기영과는 안 닮아도 너무 안 닮았다는 겁니다.
본인이 거부해서 새로 찍은 사진은 공개를 못했다는 건데, 이래서야 의미가 있을까요?
서주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경을 쓰고, 앞머리를 눈까지 덮은 남성이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습니다.
지난 20일 택시기사와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기영입니다.
살해한 택시기사와 접촉사고를 내기 20분 전 모습으로 앞서 식당에서 일행과 술 마실 때 보면 굵은 안경테에 얼굴 윤곽도 둥그스름합니다.
하지만 지난 29일 경찰이 공개한 이기영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이마가 훤히 드러난데다 턱선과 콧날이 뾰족해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이미지입니다.
언제 찍은 지도 모르는 운전면허증에 있는 증명사진이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현재 모습이 담긴 일명 '머그샷'을 찍을 수는 있지만, 피의자가 거부하면, 그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달라 신상 공개 실효성 논란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스토킹하던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도 공개된 증명사진과 실물은 딴판이었습니다.
'노원 세 모녀 살해' 김태현,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도 사진만 보고는 같은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석준 정도만 최신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머그샷이 됐든, 아니면 기관에서 찍은 사진을 사용하도록 한다든가…최근 사진을 정기적으로 갱신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가…"
신상 공개는 유사 범행과 재범을 막자는 취지인데 형식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편집 : 차태윤
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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