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경원 전 의원의 거취문제가 정치권 이슈를 블랙홀 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기간에 과연 결론이 나올까요?
이번 사태의 막전막후 취재를 홍지은 기자에게 부탁했습니다.
Q. 조금 전 보신 것처럼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오차범위 안에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잖아요. '여론 마사지'라는 반응까지 보이며 나 전 의원 쪽이 반발하는 이유가 뭔가요?
나경원 전 의원 측은 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를 다시 보면요.
리얼미터에서 오늘 발표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오차범위 안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리얼미터 측은 '윤심과 함께 김기현 대세론에 당원 결집이 이뤄졌다'는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사흘 전 발표된 다른 업체 여론조사에서는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선 결과가 나오기도 했었죠.
업체가 다르더라도 짧은 시간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 그래서 '여론 마시지'라는 표현까지 쓰며 반발하는 것입니다.
[박종희 /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측)]
"김기현 대표의 1위 자리가 굳건해질 거라는 취지로 (리얼미터 측에서) 얘기를 했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거는 아주 서투르게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공작이 벌어졌다."
Q. 나 전 의원 측에서는 조사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던데요?
나 전 의원 측에선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조사이기 때문에 공표해선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 말이 맞는지 확인을 해봤는데요.
선관위는 당 대표 경선 관련 여론조사는 선거 여론조사로 보지 않아서 여심위 등록 의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나 전 의원 측은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법적 조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Q. 나 전 의원이 출마를 아직 공식화한 것은 아닌데도 여론조사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나 전 의원의 출마 결심에 지지율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겠죠.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나 전 의원을 전격 해임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 날 김기현 의원이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온 건데요.
윤심이 작용해서 '김 의원은 상승세다', '나 전 의원은 하락세다', 이런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 전 의원 측은 "설 연휴 전까지 30%대 지지율이 유지가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Q. 나 전 의원 출마를 굳혔다는 얘기는 나오는데, 정작 본인은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잖아요? 언제 결심을 밝히겠다는 건가요?
설 연휴 전에는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 전 의원 측근들은 얘기합니다.
나 전 의원 측은 "마음의 준비는 다 됐다"며 "시점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어제까지 측근들과 충북 단양 무인사를 찾은 뒤 어젯밤 서울로 올라왔는데요.
오늘 오후에는 다시 지방으로 향했습니다.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출마에 대한 의견을 들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출마 결심을 하면 당 주류인 친윤 진영과 손을 잡기는 어렵겠지만, '수도권 연대' 등으로 이 상황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Q. 어쨌든 해임 처분을 내리고 윤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로 떠났고, 나 전 의원은 지방으로 갔어요. 둘 관계는 왜 이렇게까지 된 건가요?
친윤 의원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대통령은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합니다.
정부직을 맡으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갈 것처럼 당 행사에 참석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가 사전에 반대했는데도 대출 탕감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기 정치를 한다'는 친윤의 비판 여론이 커졌고요.
지난 10일 '문자 사의 표명' 때만 해도 윤 대통령은 주변 참모들이 해촉을 해야 한다고 해도 참아보자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순방 바로 전날인 어제, 서면 사직서와 함께 친윤을 향해 "당신들이 윤 대통령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SNS에 적자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도 공무원 중징계 처분인 해임 카드를 꺼냈고요.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라고 나 전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무슨 말을 다 하겠느냐"며 일단 확전은 피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홍지은 기자였습니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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