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자체가 교통 체증 뚫겠다고, 수십억 원을 들여 다리를 건설했는데, 버스나 화물차는 진입도 못하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설계가 잘못됐기 때문이죠.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는 곳들, 전민영 기자가 현장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에 공사가 마무리된 다리입니다.
하지만 두 달째 이 앞에는 통제선과 울타리가 둘러져 통행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왜 지어놓고도 개통조차 못하는지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2차선 다리.
원주시내와 기업도시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옆에는 일방통행용 다리가 놓여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폭이 좁습니다.
[김현주 / 인근 상인]
"사망사고도 있고 그래서 다리가 넓혀지는 줄 알았어요. 새로 그냥 일방통행마냥 자전거도로처럼 생기는 줄 몰랐어요."
기존 다리의 통행량을 분산시키겠다며 원주시가 1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말 지었습니다.
하지만 도로와 연결되는 구간의 폭이 너무 좁아 대형 차량은 우회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김보균 / 화물차 기사]
"엉망진창이죠. 한번에 못 들어와요. 2차선으로 이렇게 꺾어서 들어와야 한다고요. 그것도 간신히 들어와요."
[전형국 / 화물차 기사]
"이런 차는 못 다녀요. 돈을 들여서 왜 저렇게 했는지…. 저건 경운기나 승용차도 뭐 불안해서 다니겠어요? 운전 잘못하다가는 그냥 다 긁을 것 같은데."
임시 개통 때는 교통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근상인]
"개통했을 때 저 시내까지 밀렸었어요. 여기 버스 같은게 이제 못 들어와서"
원주시는 상수관과 가스관을 피하다 보니, 다리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규호 / 원주시청 도로시설팀장]
"차로를 일부 폭 조정을 해서 차가 회전할 수 있는 회전반경을 주거나 구조물로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수십억 세금을 들이고 방치중인 구조물 사례는 전북 군산에도 있었습니다.
서해안의 보물섬 중 하나라 불리는 장자도.
옥빛 바다 위, 작은 암초 위엔 전망대가 설치돼 있고, 300미터 떨어진 장자도와 물에 뜨는 다리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태풍에 파손된 채 중간 부분이 뚝 끊겼습니다.
군산시가 지난 2018년 28억 원을 들여 만든 해상 낚시공원이지만, 3년째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길호 / 장자도 어촌계장]
"파도로 인해서 다 부서진 거지. 파도가 치니까 다 이렇게 부러지거야."
기자가 올라가봤더니 바람이 없는데도 흔들거립니다.
다리는 이렇게 틈이 벌어지고 바닥재가 들려 위험한 상황이구요.
한쪽에는 버려진 어망과 쓰레기가 뒤엉켜있습니다.
[이길호 / 장자도 어촌계장]
"많이 안타깝지 이렇게 되니까. 이것도 하나의 관광자원인데 이렇게 되고 운영을 못 했잖아요. 처음에 좀 삐그덕 했을 때 후딱 보수를 했어야 했거든"
지자체는 보수를 하거나 철거 후 자재 재활용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군산시청 관계자]
"강풍이나 태풍에 의해 막아줄 수 있는 시설이 없다 보니까 안정성이 확보가 안 된 상황입니다. 보수 계획이랑 운용 방안은 상반기 전후로 다 마무리 지어서…."
꼼꼼한 설계 없는 졸속 사업 추진으로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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