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려 58년, 강산이 대여섯 번 바뀔 긴 세월이죠.
어린 시절 기차에서 엄마 손을 놓치는 바람에 헤어졌던 4남매가 58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DNA 유전자 검사제도 덕분에요.
생사도 모르고 지낸 긴 세월은 눈물이 되어 흘렀습니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60대 자매.
[장희재 / 신고 가족]
"죽지 않고 만나니까 얼마나 좋냐."
단발머리에 똘망똘망했던 8살 여동생은 어느덧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겼습니다.
58년 만에 만난 여동생은 오빠의 손을 놓지 못합니다.
4남매가 헤어진 건 지난 1965년.
여동생 2명이 전차에서 어머니 손을 놓친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시 막내동생은 6살이었습니다.
[장경인 / 실종 여동생]
"자고 깨보니까 엄마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전차를 내리면서 손을 놓쳤던지. "
헤어진 두 자매는 독학으로 학교를 나왔고 가정도 꾸렸습니다.
그나마 둘은 함께 보호시설에 맡겨진 덕에 서로 교류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큰 언니와 오빠는 여동생들을 찾으려고 두 차례나 방송에 사연을 보내며 수소문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습니다.
그래도 큰 언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지난 2021년 11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1년 후 실종됐던 동생 역시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입 안의 DNA를 채취해 맡겼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장희란 / 실종 여동생]
"언니 찾았다고 그런 소리 들었 때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다리 힘이 쭉 빠지고 아주 기절하는 것 같더라고요. 엄마 다 보고 계시죠?"
해마다 발생하는 실종사고는 약 2만 건.
장 씨 남매처럼 유전자 검사제도를 통해 가족을 찾은 실종아동은 지난해 9월 기준 687명입니다.
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형새봄
남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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