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성난 민심 확산…지진세·내진 규제 '무용지물'
[앵커]
튀르키예 강진 이후 정부의 늑장 대응뿐 아니라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정부가 '지진세'를 걷어왔고 내진 규제도 마련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문만 커지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어머니가 구조를 기다리다 끝내 사망하자 아들은 절규합니다.
"친애하는 에르도안 (대통령), 세계 지도자가 되었다는 건 어떻게 되었나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어디?"
'72시간 골든타임'이 지나자 주민들의 낙담은 절망, 정부를 향한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정부의 늑장 대응뿐 아니라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사전 대비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자 비판은 거세지는 상황.
전문가들은 건축 법규를 이행하지 않아 더 큰 화를 불렀다는 주장에 주목합니다.
뉴욕타임스는 건물이 층층이 무너져 쌓이는 유형의 손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문제는 건축 법규 이행 정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튀르키예는 1999년 1만7천여 명이 사망한 대지진을 겪은 후 내진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2018년 지진 위험 지역 건축물에 고품질 콘크리트와 철근을 사용하도록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부가 20년 넘게 '지진세'를 걷어 왔지만,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 잘못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정부는 건설업자 130여 명을 부실 공사 혐의로 체포했지만, 불만 여론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시도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튀르키예는 오는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고, 총선도 6월 18일 이전에 치러질 예정이어서 성난 민심이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1999년 강진 이후 정부에 대한 분노에 편승해 2003년 총리에 오른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 만에 지진 대응 부실이라는 같은 이유로 정치적 심판대에 오르는 셈입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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