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주민들이 잿더미 텐트로 돌아온 이유?

채널A News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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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난지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재민들은 그동안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잿더미가 된 화재 현장으로 최근 다시 돌아와서 텐트를 치고 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용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0일 화재로 집 60여 채가 잿더미가 된 개포동 구룡마을.

매캐한 냄새는 여전하고 타버린 잔해들이 널브러진 마을 한가운데 천막 3채가 서 있습니다.

강남구에서 제공한 임시숙소 사용 기간이 끝나면서 갈 곳이 없어진 주민들 25명이 사는 곳입니다.

화재로 발생한 이재민 68명 중 3분의 1이 돌아온 셈입니다.

천막생활은 어느새 1주일째입니다.

[장원식 / 구룡마을 주민]
"저녁에는 춥고, 아침에 새벽까지 춥고 그러잖아요 잠자기 힘들고 고생이죠."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으로 90세 어르신도 있습니다.

남성 12명과 여성 13명이 텐트 하나씩 나눠 숙소로 씁니다.

연탄난로 하나에 전기장판으로 추위를 견딥니다.

[구룡마을 주민]
"잠자리가 불편하지. 전기장판에 깔고 드러누우면 막 두근두근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

나머지 천막 하나는 거실 겸 부엌입니다.

천막에 사는 주민들은 이 가스 버너 하나를 놓고 음식을 요리해 나눠 먹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화재 이후 임대주택 이주를 권유했지만 이들은 손사래를 칩니다.

기초연금 등으로 한 달 30만 원 정도 받는 게 고작인데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면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2년마다 해야 하는 재계약도 걱정입니다.

[구룡마을 주민]
"재계약하자면 뭐 '보증금 올려라, 임대 월세 올려라' 한대요. 3,4개월만 임대료 밀려도 명도소송 걸어서 쫓아낸다 그러니까"

주민들은 이곳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잔해를 치워달라고 강남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강남구는 원래 있던 집이 무허가 건축물인 만큼 임대 주택 외에는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서울시 예산과 외부 후원금을 활용해 한 가구당 최대 382만 원과 냉장고 등 생필품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정다은


김용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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