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엔 이런 말이 돕니다.
"달항아리 그림 안 걸린 곳이 없더라"
온유한 색감 때문인지,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속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MZ 세대가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조현선 기자입니다.
[기자]
보석처럼 새하얗게 빛나는 달항아리 옆으로 포즈를 잡고.
청자의 화려함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사진에 담습니다.
최근 인기인 이 전시는 앞으로 2주치 티켓이 모두 팔렸습니다.
통상 '어르신 문화'로 여겨졌던 고미술전에 2030 젊은 세대들의 발길이 끊임 없는데요.
전체 관람객 중 70%가 2030세대로 거의 매일 매진 상태입니다.
나만의 특별함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낯선 도자기를 통해 뜻밖의 매력에 빠지면서 입소문이 난 겁니다.
BTS RM의 달항아리 사랑도 이들의 관심을 불지폈습니다.
[최원형 / 경기 용인시]
"원래는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름다워요. 취향, 관점에 다양성이 생기고 나도 모르는 취향이 있을 수 있구나 알게 되죠."
[반세린·한채정 / 안산 상록구]
"(그동안은) 할머니 집에 있는 옹기 느낌으로 봤다가 예쁘고 청아한 느낌이 들었어요. SNS에 업로드 할 거예요."
표면의 선명한 갈색빛은 의도하지 않았던 오묘함을 더해줍니다.
[이준광 /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
"성분 분석을 해보니까 식물성 기름인 것으로. 주방에서 쓰는 기름을 저장한 걸로 보입니다."
조선의 달항아리는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될 대형 달항아리는 추정가가 25억 원이나 됩니다.
보는 것 만으론 만족 못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박경혜 / 경기 하남시]
"흙 만지는 게 재밌어요. (직장일로)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들이 안 들어서 좋고."
항아리 위로 마음 속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현장음]
"아이들 생각하면서 웃는 얼굴. 산, 바다, 여행."
극도의 단아함이 뿜어내는 백자의 반전매력이 MZ세대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조현선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박찬기
영상편집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