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관들이 이것 타고 교통 단속이나 경호 의전 하는 모습 보셨을 겁니다.
'싸이카'라 불리는 경찰 오토바이인데요.
일선 현장에서 이렇게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채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송진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VIP 경호나 의전, 교통단속, 응급환자나 수능 수험생 이송에도 활용되는 싸이카.
교통 기동대와 달리 일선 경찰서나 파출소에선 싸이카가 애물단지입니다.
서울 용산경찰서 지하 주차장.
한쪽에 경찰 오토바이 두 대가 나란히 포개져 세워져 있습니다.
얼마나 안 탔는지 오토바이 위에는 이렇게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손으로 쓸면 먼지가 새까맣게 묻어납니다.
근처 파출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차된 경찰 오토바이에는 쓰레기 봉투가 놓여 있고 차체에는 거미줄이 처져 있습니다.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 시트가 터져버린 오토바이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방치됐을까.
싸이카는 사실상 1인용이다보니 활용도가 낮습니다.
[경찰 관계자 A]
"순찰차는 2인 1조로 타잖아. 근데 오토바이는 단독 근무 아냐. 사고가 나거나 사건 처리를 해도 단독 근무는 좀 불안하니까."
[경찰 관계자 B]
"(요즘) 오토바이 탈 줄 아는 사람들이 없잖아요.
사고 위험성도 있고…"
하지만 서울의 경찰서는 매년 한 대당 25만 원씩 나오는 차량 유지 관리비는 꼬박꼬박 받아 챙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장부상 내구연한이 지나도 계속 쓰는 것처럼 예산을 타냅니다.
[지구대 직원]
"(오토바이를) 그 뒤쪽에다가 처박아 놓고 (유지비가) 계속 나오는 거지. 그걸 가지고 있으면."
이렇게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가 보유 중인 오토바이는 서울만 183대, 전국적으로 804대나 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싸이카는 잘 사용하는 장비가 아니다 보니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 소홀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기동성을 무기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싸이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세금만 축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형새봄
송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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