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와 모빌' 이우환·칼더…동서양 미술 거장의 만남
[앵커]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모빌의 창시자'로 불리는 알렉산더 칼더가 한 공간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동서양 미술의 거장이 만나는 흔치 않은 자리인데요.
박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키스'라는 제목처럼 서로 맞대고 있는 두 개의 돌덩이.
각각의 돌을 둘러친 쇠사슬은 살짝 겹쳐져 교집합을 만듭니다.
자연을 상징하는 돌과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강철판이 한데 서 있고, 철판 구멍에선 새소리, 빗소리 등이 흘러나옵니다.
자연과 문명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하는 이우환 작품의 발상이 압축적으로 담겼습니다.
자연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노하 운동'을 비롯해 현대미술사에 굵은 점을 찍은 이우환의 전시로 198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조각 6점과 회화 4점을 선보입니다.
바로 옆에는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의 1940년대 주요작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철사를 구부리고 형태를 매달아 바람에 흔들리도록 한 작품에는 마르셀 뒤샹이 '모빌'이라 이름 붙였고, 이후 현대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칼더 재단에서 이우환 측에 먼저 제안해 성사된 전시로, 두 거장이 공통적으로 가진 철학자적 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칼더 작품의 중요한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우환의 작품과도 비슷하죠. 함께 전시하게 돼서 기쁩니다. 그들은 철학자거든요."
육중하게 바닥을 누르는 돌덩이와 공중에서 하늘거리는 모빌.
각각 시각화 방법은 다르지만, 보이는 것 너머를 보라는 거장의 메시지를 느껴 볼 기회입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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