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어린 자녀를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소유물로 보는 그릇된 인식의 결과라며, 자녀 살해에 대한 사회 전반의 온정주의적 시각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강민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아파트에서 40대 어머니가 6살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이튿날 의식을 되찾은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겹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인천에서는 40대 남성이 어린 자녀 3명과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참변이 일어났고,

또, 비슷한 시기 제주도에서도 친모가 중학생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처럼 자녀의 생명을 앗아간 뒤 자신도 삶을 마감한 부모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모 손에 목숨을 잃은 자녀 역시 7명에서 14명으로 증가했는데, 매년 느는 추세입니다.

주로 갑자기 경제적 어려움에 맞닥뜨리거나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 가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한때 '일가족 동반 자살'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역시 명백한 '살해'라고 입을 모읍니다.

무엇보다,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한 가운데, 최근 사회적으로 불안이 커지며 이런 범죄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합니다.

[임명호 /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교수 : 내가 소유하는, 나와 동반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소유욕이 강해서 그래서 이런 자녀 살해라고 하는 이런 특이한 현상이 우리나라에 특히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녀 살해를 '일가족 비극'으로 동정하고 심지어 미화하기도 하는, 사회 전반의 온정적인 시선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선임매니저 : 굉장히 심각한 형태의 아동 학대임에도 불구하고 온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이걸 문제라고 인식을 하고 대책을 수립하고 이런 것들이 좀 더 늦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형법은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 살해'는 가중처벌하고 있지만,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 살해'엔 평소 아동 학대 정황이 없다면 일반 살인죄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속 살해의... (중략)

YTN 강민경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전자인
그래픽 : 우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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