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서 전세사기 피해자 또 극단선택…"벌써 세번째"
[앵커]
인천 미추홀구에서 벌어진 조직적 전세사기로 젊은 청년이 사망한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벌써 세 번째인데요.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전세사기 피해 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한 공동주택.
곳곳에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전세사기를 당한 32살 여성 A씨는 새벽 2시쯤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지인에 의해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가던 중 숨을 거뒀고, 집에서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이웃에 따르면 A씨는 새벽에 일을 나가 밤늦게 퇴근하는 등 어렵게 생활했으며,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 앞 쓰레기봉투에는 밀린 수도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수하겠다는 경고장이 들어있습니다.
숨진 A씨 역시 주택 2,700여채를 소유하고 조직적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의 세입자였습니다.
2021년 전세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갱신한 탓에 1천만원 차이로 최우선변제금 대상에서 마저 제외됐습니다.
보증금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게 됐고, 집은 지난달 29일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A씨가 살던 공동주택은 현재 60여 가구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경매 중지가 안 된다고 하면 임차인에게 경매권 우선순위를 줘라. 우리가 살 수 있게끔. 지금 경매계에서 저희들 건을 보고 노다지라고 합니다. 알짜라고. 지금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려고 갭투자로."
건축업자 B씨와 전세계약을 맺은 피해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2월에는 40대 남성이, 며칠 전에는 20대 청년이 잇따라 숨졌습니다.
대출 이자 등으로 생활고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지만 뾰족한 지원대책은 없는 상황.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전국 단위 대책위원회를 출범해 경매 중지 등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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