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위기 대통령이 임기 포기하고 의회 해산…격랑의 에콰도르
[앵커]
부패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에콰도르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국회를 해산했습니다.
이른바 '동반 사망'이라고 부르는 규정을 이용한 건데요.
'최악의 시나리오'란 평가 속에 정국이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이재림 특파원입니다.
[기자]
배임과 횡령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던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던 국회를 전격 해산했습니다.
에콰도르 헌법에 규정된 권한, 즉 대통령 스스로 남은 임기를 포기하면서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거 시행을 조기에 요구할 수 있는 국회해산권을 발동한 겁니다.
"심각한 정치적 위기와 내부 소요 상황에 따라 저는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헌법 148조를 발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라소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깎아내리면서,"한국처럼 역동적인 나라에 에콰도르 제품을 수출하려면 정치적 안정성이 필수"라고 역설했습니다.
경찰도 엄정한 법 집행을 다짐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이제 전직 신분이 됐기 때문에 건물(의사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찰은 입법부가 관련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이 건물 등을 경비할 것입니다."
여소야대로 꾸려진 국회에서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에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처로 탄핵 절차는 종료됐습니다.
최대 원주민 단체는 전국적인 반발 집회를 예고하는 등 에콰도르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행 마약의 관문'이라는 오명 속에 최근 몇 년 새 취약해진 치안 상황 역시 당분간 더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콰도르 조기 대선과 총선은 올해 안에 치러질 전망입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이재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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