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농촌에서 농자재를 훔친 70대가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주변에 CCTV나 목격자도 없었지만 농자재에 미리 설치한 위치추적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KCTV 제주방송 김용원 기자입니다.
[기자]
재활용업체로 파란색 화물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실어온 자재들을 야적장에 비웁니다.
재활용업체에 팔아넘긴 건 고철이 아닌 농자재였습니다.
지난 8일, 제주 시내 한 농가에 있던 가림막 시설용 1미터 길이 파이프 10여 개를 훔쳐 재활용업체에 판매한 겁니다.
농자재를 훔친 절도범은 이렇게 농가가 미리 부착해둔 위치추적기에 의해 검거됐습니다.
몇 달 전에도 파이프 수십 개를 도난 당했던 피해 농가가 경찰청과 농협에서 보급하는 위치추적기를 신청해 직접 달아 놓았습니다.
[피해 농가 : 1차 도난 피해를 당하다 보니 분명히 상습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어서 2차로 분명히 도난 피해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위치추적기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민가도 없고 CCTV도 없는 상태에서는 앞으로 농촌지역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경찰은 위치추적기를 실시간 분석해 신고 수 시간 만에 범행 차량의 이동 동선과 피의자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차량이 도착한 장소로 재활용업체가 나왔고 현장 수사결과 훔친 파이프와 농가가 설치한 위치추적기가 함께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70대 박 모씨를 검거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습니다.
농촌 절도 사건은 인적이 드물고 CCTV도 없어서 검거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렇게 위치추적기를 통해 농촌 절도범을 검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석원 / 제주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밭에다 수확한 농산물을 보관 중이거나 농기계를 그냥 두면 도난사고가 가끔 발생합니다. 바로 분실된 순간부터 현재 위치까지 추적이 가능하니까 피해 회복이나 물건 회수 등에서 상당히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서부지역 농가에 위치추적기 3백여 개를 보급한 데 이어 올해는 농자재 뿐 아니라 치매 어르신 길 잃음 예방을 위해 지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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