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 타기 좋은 계절입니다.
그런데 꼭꼭 숨겨진 절경을 보기 위해서 통행이 금지된 곳을 찾아 목숨을 건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장카메라,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설악산국립공원입니다.
자연훼손과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정해진 탐방로가 아닌 곳은 이렇게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금지된 곳으로 다니는 위험한 등산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공원 단속팀과 함께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설악산 장수대 인근 일반 등산객들의 출입이 금지된 이른바 비법정탐방로입니다.
수풀을 해치고 바위 언덕에 올라서자 몰래 들어온 등산객들이 보입니다.
단속팀을 보자 자리를 황급히 떠나려 합니다.
[현장음]
"어디 가세요. 거기 앞에 서세요. 선생님. 이쪽으로 오세요."
통제된 장수대 능선을 6명의 산악회원이 함께 등반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음]
"고생이 많으십니다. 혹시 몇 명만 (과태료 부과)하면 안 될까요. 날도 춥고 힘든데…"
설악산 남쪽 점봉산으로 향하는 비법정탐방로에서도 등산객 한 명이 적발됐지만 오히려 화를 냅니다.
[현장음]
"제가 실수한 것도 인정합니다만, 마치 큰 범죄를 저지른 거처럼 여러분들이 모이셔서 협박을 하시면 사람이 위축되잖아요."
어제 하루 설악산국립공원에서 통제된 등산로를 이용하다 적발한 사례는 모두 16건,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적발 건수의 5배가 넘습니다.
코로나 이후 등산객들이 다시 몰리면서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
통제된 등산로를 이용하다 적발되면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또 설악산국립공원의 경우 속초 등 4개 시군이 걸쳐 있고 면적만 398㎢에 이르다 보니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현재 출입이 금지된 샛길입니다.
비법정탐방로지만 몰래 들어오는 등산객들이 종종 있는데요.
온통 암벽에 길도 없고 미끄럽고 사방이 낭떠러지라 굉장히 위험합니다.
지난달 23일 권금성 인근에선 사진을 찍던 40대 여성이 5m 아래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사고장소는 출입이 통제된 곳이었습니다.
사고 지점을 가보니 험준한 산악지형 탓에 접근조차 힘들고 주위는 솟은 바위, 깎아지를 듯한 절벽뿐입니다.
[오정현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주임]
"저 봉우리에 올라가면 설악산 암벽들과 아름다운 풍경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위험을 무릎쓰고 많이 올라가시는데 많이 위험합니다."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설악산에서 비법정탐방로를 이용하다 숨진 등산객은 14명에 이릅니다.
비법정탐방로는 대피장소도 마땅치 않은데다 휴대전화도 잘 안되다 보니 조난 시 구조도 어렵습니다.
[주현우 / 강원도환동해특수대응단 산악구조대 팀장]
"(비법정탐방로는) 전화가 안 터지는 곳도 많고 사람들도 잘 안 다녀서"
[박용환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사고가 발생하면 큰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구조인력이라든가 구조 장비 접근이 어려워요."
숨은 절경을 보려고, 남들이 안 가본 곳을 가려는 욕심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이승은
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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