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후원금 어디까지 공개?…쌈짓돈 검증 어려워

채널A News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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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사흘 연속 저희가 국회의원 후원금이 쌈짓돈처럼 쓸 수 있는 우려를 전달해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의원들도 후원금 내역을 공개를 안 하는 건 아니죠?

네, 국회의원들 선관위에 후원금 지출 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의원들이 1년에 딱 한 번 제출하는데요.

중앙선관위가 그 내역을 공개하죠.

공개하는 이유는 투명하게 검증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볼 수 있고 그마저 전자 문서가 아니라 종이 출력물 형태로 공개합니다.

영수증까지 확인하려면 선관위에 가서 현장에서 볼 수만 있습니다. 

300명 의원 후원금을 검증하려면 데이터를 재가공하거나 검색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Q. 저희가 쌈짓돈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쭉 전해드렸는데 사실 공개만 잘 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제가 의원들이 낸 회계보고서를 들고 왔는데요.

이것만으로는 문제점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후원금으로 서울에 집을 얻었는데, 월세를 조카에게 주고 있다고 송재호 의원의 의정활동 숙소를 지적했죠.

송 의원은 저희 보도 이후 "이미 공개된 내용인데 당황스럽다"고 하던데요.

과연 그럴까요?

송재호 의원의 후원금 지출 내역에는 이렇게만 쓰여 있습니다. 

'숙소임차료', 그리고 임차료를 받은 사람에 '송00'

숙소 위치는 재산 공개 내역을 별도로 봐야 알 수 있고, 임대인과의 관계는 성이 같은 걸 보고 가족인 걸 의심해 주변 부동산 취재해서 확인한 겁니다. 

집 근처나 휴일에 써서 사적 이용이 의심된다는 식비의 경우도 수백 건의 내용 중 일일이 날짜와 위치를 추려내야 찾아낼 수 있습니다.

Q. 쌈짓돈처럼 쓰는지 잡아내는 건 선관위 몫인데, 얼마나 잡아냅니까?

회계보고서 받으면 선관위가 소명을 요구하거나 현장 조사도 하는데요. 

선관위 취재해보니 현실적으로 잡아내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지난해 사적 이용과 관련해 90건 조치했는데요. 

대부분 경고에 그쳤습니다. 

의원마다 회계보고서와 영수증을 종이 출력물로 수백 건, 수천 장 제출하는데요.

선관위 직원들이 이거 일일이 비교하며 내역을 검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Q. 지금 지적한 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쉬운 방법이 있죠. 미국이 그걸 하고 있고요.

네, 미국은 어떻게 다를까요.

일단 국회의원, 일년에 4번 공개합니다.

자주 공개하니 검증이 쉽죠.

그리고 우리처럼 종이로 내는 게 아니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공개됩니다. 

제가 미국의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를 직접 이용해봤는데요.

먼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이름을 입력하면 크루즈 의원이 쓴 지출 내역이 날짜 순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검색 창에 '음식' 이라고 입력하면 음식 비용만 따로 정리돼 한 눈에 볼 수 있고요.

클릭 한번이면 세부 영수증까지 다 볼 수 있습니다.

의원마다 얼마 썼는지 일일이 종이 뒤져가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우리와 천지차이죠.

정리해보면 미국은 더 자주 공개하고, 원하는 사람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볼 수 있고, 영수증까지도 제한없이 확인 가능한 겁니다.

Q.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안 하는 이유, 국회의원이 스스로 머리를 깎아야 하기 때문이죠?

맞습니다.

선관위는 10년째 온라인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선관위는 개정 의견만 낼 수 있고, 정작 법을 바꾸는 건 국회의원들이잖아요. 

이번 국회에도 법안이 올라가있지만 의원들 관심조차 없습니다.

해당 상임위 의원들 취재해보니 법안 자체를 모르거나, 합의가 안 됐다거나 전혀 의지가 없었는데요. 

저희가 이 기획을 준비한 이유, 후원금 규제를 강화하자, 이런 차원보다는, 후원금도 사실상 세금이거든요.

후원금 내면 세비로 환급해주니까요.

그만큼 국민이 쌈짓돈처럼 쓰는지 쉽게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공개하자는 겁니다.

한 재선 의원은 "투명하게 공개하면 국민 신뢰도가 높아져 후원금이 더 잘 걷힐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던데요.

21대 의원들이 그 길로 나서도록 계속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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