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재집권에 미·러 희비 교차…유럽 안보지형 '출렁'
[앵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랜 친서방 성향에서 탈피해 독자 노선을 걸으며 '나토의 이단아'로 불렸던 튀르키예.
중동 문제에 개입하며 지역 패권 경쟁에 뛰어드는가 하면, 스웨덴의 나토행에 어깃장을 놓고,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대외 정책도 당분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국가를 배척하면 지는 것"이라며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제하는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를 봉쇄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튀르키예가 대러시아 제재의 회피처 역할을 해, 서방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장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가 '발등의 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F-16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튀르키예에게 '딜'을 하자며 압박했습니다.
"오늘 에르도안과 통화해 (대선 승리를) 축하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F-16 전투기에 대해 뭔가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나는 우리가 스웨덴에 대한 거래를 원하며 그 문제를 끝내자고 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각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에 새 길을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략적 자율성'은 튀르키예의 전통적 외교 기조인 만큼, 예단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됩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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