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 기자, 아자 대통령실 출입하는 조영민 기자 나왔습니다.
Q1. 어제 국민의힘 연찬회도 그렇고, 오늘 국무회의도 그렇게 대통령의 말이 상당히 세진 느낌이에요.
어제 여당 의원들에게 총선 자신감을 주문했다면, 오늘 국무회의에서는 한마디로 장관들이 싸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무직 공무원들은 싸워야 하는 사람들이다", "비판받고 공격받는다고 국정 기조와 철학을 말하는데 주저하면 안 된다", "극과 극인 정치 지형에서 적극적일 수 없다면 그런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 이런 주문들이 오늘 국무회의 비공개 자리에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Q2. "싸워라", 뭐와 싸우라는 겁니까? 딱 집어들진 않았거든요.
사실상 야당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국무회의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 장관들과 논의하는 자리였거든요.
정기국회 때 장관들은 국회에 출석해서 예산안 심사를 받는데 여기서 물러서지 말라는 뜻입니다.
야당의 공세도 포함됩니다.
최근의 이념 논쟁에서 윤석열 정부 정체성과 국정철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선명하게 대응하라는 주문입니다.
최근 '반국가세력'을 시작으로 오늘 민주평통 행사에서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 '맹종세력' '기회주의 추종세력' 이런 표현들을 꺼내 듯 것 역시 선명성을 강조하며 가이드라인을 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Q3. 보통 선거 때는 중도로 가고, 돈도 풀고 이런 게 여권의 강점인데 거꾸로에요?
대표적인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직전 '경제민주화'를 꺼낸 것이죠.
중도를 잡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정치권 공식에 따른 행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생각은 분명히 다른 것 같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듯 중도를 잡겠다고 억지로 '좌클릭'을 할 게 아니라, 결속된 진영의 가치와 철학을 바로세우고 어필하는 게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확장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이런 선거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한 여권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앞서 제가'결속된 진영'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의 오늘 발언이 국무위원들을 향한 주문이었지만, 사실 여당을 겨냥한 내부 결속용 취지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척지지 않으려 하고, 아무에게도 욕먹지 않으려 하면서 표를 얻겠다는 당내 안일한 일부 인식들에 대한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겁니다.
Q4. 그렇다고 해도 발언이 좀 거친 거 아닙니까?
'선명성'을 강조한 지금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권에서도 나오는 건 사실입니다.
여권 중진 인사는 "이제 외교 보다는 경제, 포용, 중도로 가야하는데 거꾸로 가서 어떻게 선거를 치르려나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오늘 "최근 이념 공세에 우려가 많다"며 "중도층이 떠나면 총선에서 승리할 방법이 없다"고 걱정했는데요.
하지만 선명성을 강조한 대통령의 기조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 같습니다.
"일부 세력의 저항이 전체인 것처럼 생각을 하면서 중도를 운운하는 과거와 같은 나약한 정권의 길은 걷지 않겠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은 현재의 기조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Q5. 그런데 제1당은 민주당이잖아요. 예산안 통과하려 해도 민주당 도움 필요하고, 오늘 국정과제 200개 법안 통과도 이야기하던데 이렇게 각세워서 통과되겠습니까?
물론 입법부 협조 없이 처리가 어렵지만, 어차피 손을 내밀어도 통과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의 철학과 기조를 명확하게 설명해 여론의 지지가 확보된다면,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마냥 반대만 하는 게 자충수일 거라는 게 대통령실 내부 판단입니다.
그게 내년 선거 때도 더 도움이 된다는 거죠.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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