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에르도안에 배신감?…"곡물협정 입장 불변"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흑해곡물 협정을 되살리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협정 재개 조건으로 '서방 국가들의 제재 철회'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는데요.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도 "친구"라고 부르며 각별한 친밀감을 보여온 푸틴, 에르도안 대통령.
러시아 소치에서 이뤄진 단독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곡물협정 의제에 초점이 맞춰줬습니다.
협정은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돼 왔지만, 러시아가 자국 관련 협의 내용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지난 7월부터 중단된 상태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시 한번 서방의 제재 철회를 협정 재개의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저는 오늘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곡물협정 재개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전달했습니다. 러시아의 농산물 수출 제한 조치들을 해제하는 모든 합의가 완료되는 즉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수출 화물의 70% 이상이 유럽 연합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도 향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은 국가들과의 '갈라치기'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유엔과 협의해 러시아에 새로운 제시안을 준비했다면서 계속 이견을 좁혀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른바 '절친' 사이로 통하는 두 정상의 이번 회동에선 좀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 같은 '친서방 행보'가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한 배신감을 안겼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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