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군 포격에 실명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참혹한 전쟁이 시력은 빼앗었을지언정, 두 사람의 사랑을 뺏어가진 못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턱시도를 입은 신랑 곁에서 환하게 웃는 신부.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는 신랑은 허공을 응시합니다.
눈앞의 나뭇가지도 피하지 못하지만 두 사람은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신랑은 우크라이나 퇴역 군인인 27살 이반 소로카.
러시아 군대의 포격으로 포탄의 파편이 눈에 맞아 지난해 8월 시력을 잃었습니다.
사고 넉달 전 연인이 돼 약혼을 한 리아베츠는 소로카의 시력 회복을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희망은 현실이 되지 못했지만 그녀의 사랑은 변치 않았습니다.
[이반 소로카 / 신랑(퇴역군인)]
"이제는 영혼과 감정을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 삶에 더 이상 쉬운 일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도 맞지만, 감정과 느낌을 통해서 삶을 더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농촌마을 보르트니치에서 감격스런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큰 부상으로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두 사람은 사랑과 믿음으로 백년가약을 다짐합니다.
[블라디슬라바 리아베츠 / 신부]
"보이지 않더라도 소로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걸 잘 압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편집 : 구혜정
신선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