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민수 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이 대표는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절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 대표가 처음 후송된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차로 20㎞ 떨어진 녹색병원으로 옮긴 데 대해선 “녹색병원은 단식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 피해자 등으로 구성된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 의해 20년 전 설립됐다. 초대 병원장은 참여연대 초대 시민위원장 출신 양길승 재단 이사장이다. 현 임상혁 원장도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노동정책 자문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친분이 있고,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가 병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등 야권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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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문희·강보현·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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