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쏟은 바다숲 인공어초…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무덤 됐다 [창간기획-붉은 바다]

중앙일보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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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바다, 위기의 탄소저장고] ②바다숲의 불편한 진실 
   
10일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강원도 양양 기사문 해변에서 볼 수 있는 조도(鳥島) 주변의 바다는 강원도 내 유일한 해양보호구역이다. 탄소흡수원인 해초, 즉 잘피(왕거머리말)의 군락지다. 2011년에 대규모 바다숲이 조성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뜨거워진 바다를 구하기 위한 바다숲은 인간들의 공허한 기대일 뿐이었다.
 
해양보호구역의 생태계를 수중 모니터링하는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국시모) 다이버들과 함께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수심 20m쯤 들어갔을까. 뿌연 시야 속에서 네모난 형태의 인공 구조물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2년 전에 바다숲을 만들겠다며 가라앉힌 인공어초들이었다. 어초를 감쌌던 해조류들은 사라지고 콘크리트 구조물들만 덩그러니 해저에 쌓여 있었다. 바닥에는 인공어초에 걸린 폐그물을 비롯해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해조류를 매달았던 밧줄들도 뒤엉킨 채로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이곳은 바다숲이라기 보다는 콘크리트 무덤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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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년간 바다에 가라앉힌 148만 개 콘크리트…서울 4.4배
  148만 3544개. 1971년부터 지금까지 해양 생태계를 살리겠다면서 바닷속에 가라앉힌 인공어초 수다. 면적은 서울의 4.4배에 이른다. 이렇게 대규모로 한반도 연안에 조성된 바다숲의 상당수가 부실한 사후 관리로 인해 방치되거나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국회 농해수위 윤미향 의원실에 제출한 ‘인공어초 및 바다숲 사업 현황’에 따르면, 정부와 ...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4194?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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