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 윤석열 정부는 왜 의대 정원을 늘리려 하나?
두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응급실, 소아과 등 필수 의료 체계 붕괴 위기, 두 번째는 18년간 의대 정원 동결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겁니다.
치료해줄 의사를 찾아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동네에 소아과가 없어서 엄마들이 문 연 소아과를 찾아 아침부터 줄을 서는 소아과 오픈런.
모두 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가 적기 때문에 비롯되는 기현상인데요.
정부는 이를 해결할 첫 단추로 의대 정원 확대를 꼽은 겁니다.
대규모의 의대 정원 확대라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해결하지 못할 걸로 본 건데요.
우리 나라의 의사 부족 상태는 여러 지표로도 확인됩니다.
천 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크게 못 미칩니다.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죠.
이대로라면 2035년에 약 2만 7천 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더구나 고령 인구도 급격히 늘면서 지금 의사를 늘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2. 왜 이렇게 의사 수가 부족한 거에요?
2000년 의약분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정부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반발하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서 정원의 10%, 351명을 2006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였습니다.
당시엔 60,70년대 의사 부족 사태 때문에 의대 정원을 많이 늘려둔 상태였습니다.
이후 3058명 이라는 의대정원이 18년째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내년부터 의대정원을 천 명씩 늘린다 가정해도 2035년에도 OECD 평균에도 못 미칩니다.
우리와 인구가 비슷한 영국은 의대 정원이 3배 많습니다.
물론 의료 환경, 지역 여건 등이 달라 인구 수라는 지표만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독일, 일본 등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다른 국가들은 의사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3.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도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한 적이 있죠?
맞습니다.
2020년 문재인 정부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매년 400명 늘려 10년 동안 의사 4천 명을 충원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당시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는데요.
이 당시 얼마나 반발이 거셌냐면요.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마저 반발하며 당장 수술실 마비 사태까지 우려됐습니다.
의대생들도 국가고시 거부하고 나섰는데요.
결국 정부가 원점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봉합됐고 코로나 이후로 논의를 미뤘습니다.
4. 의사들은 왜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거죠?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린다면 부작용이 더 크다는 건데요.
지금도 응급의학과, 외과, 소아과 등 필수 의료분야에 의사가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인데 이런 부분의 대책이 먼저라는 겁니다.
의사를 더 뽑아봤자 지금처럼 돈 되는 분야에 쏠릴 것이라는거죠.
또 과연 현재 의대들이 급격히 늘어난 정원을 수용하고 제대로 교육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의료현장에 여러 문제만 생긴다는 지적입니다.
5. 문재인 정부도 실패한 의대정원 확대, 윤석열 정부는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
당근책과 강경책을 적절히 안배할 걸로 보입니다.
벌써부터 의료계에선 집단휴진, 총파업 같은 강경 모드 움직임이 읽히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선 명분없는 파업에 단호하게 대처한 만큼 파업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는 보이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입학 정원이 50명도 안 되는 지방의 소규모 의대의 입학정원을 늘리는 안이 얘기되고 있고요.
또 의사들이 지방 병원에 안착하도록 지방 국립대병원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는 것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응급의학과, 소아과 등 필수의료분야 수가를 올리거나 수련의 수당을 인상하는 방안도 의대 증원과 함께 추진될 전망입니다.
네, 지금까지 김단비 기자였습니다.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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