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 사라진 고향집…관할 지자체 "단순 행정 착오"
[뉴스리뷰]
[앵커]
집주인 동의도 없이 집이 무단 철거되는 황당한 일이 부산 기장군에서 일어났습니다.
지자체가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멀쩡한 집을 없애버린 건데요.
어떤 사연인지 고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63살인 박만조 씨.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박 씨는 자기 고향 집에 들렀다가 황당한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집이 눈앞에 없는 겁니다.
집이 없어진 건 지난해 12월 말.
부산 기장군청이 주변에 도로를 내면서 박 씨의 허락도 받지 않고 집을 허문 겁니다.
10여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제사나 집안에 일이 있을 때 들렀던 추억의 집이 갑자기 사라지자 박 씨는 눈물만 나올 뿐입니다.
"말도 못 하지요. 하늘만 쳐다보고 울고. 부모님한테 죄송스럽고. 우리 증조할아버지부터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제사 지낸 자리인데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렸는데…."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부산 기장군은 단순한 행정 착오였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2018년 박 씨는 전체 집 면적 27평 중 0.25평에 대해서만 매입을 허락했는데, 기장군이 전체를 매입한 줄 알고 부숴버린 겁니다.
"공사나 보상 관련 담당자들이 어느 정도 인사이동, 교체가 다 된 상태입니다. 업무인수인계를 하죠. 그런데 전달 과정에서 누락이 되지 않았나…."
지자체의 어이없는 답변에 박 씨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확인을 해봐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닙니까. 내가 말 안 했으면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지금도."
기장군은 부서진 집과 집 안에 있던 물품에 대해서 보상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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