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전보,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뉴스 속 주인공을 만나 보는 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가장 빠른 통신 수단이었던 전보를 기억하시나요?
급한 소식을 알릴 때 사용했던 전보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무려 138년 만인데요.
통신이 원활하지 않던 시절 먼 거리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곤 했던 전보의 역사를 오늘의 뉴스메이커에서 짚어봅니다.
'부친 위독', "아버지께서 위독하니 집으로 빨리 오너라 '모친 상경', "너희 집에 가기 위해 지금 서울로 올라간다"
전화가 귀하던 시절 전보에 주로 쓰이던 말들입니다.
우편보다 더 빠르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어 19세기와 20세기, 급한 소식을 알릴 때 주로 사용되던 통신수단이었는데요.
1965년 시외전보료는 10글자에 50원, 당시 라면 한 봉지가 1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때문에 글자 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했는데요.
간략히 보내려다 보니 주로 한자어를 사용해 뜻을 전달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차마 웃지 못할 전보 오기 사고가 발생해 재판이 열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모친 상경'이라고 친 전보가 전신국의 실수로 '모친 사망'으로 전달되면서 아들이 장례를 준비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이후 잘못임이 밝혀지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이후 재판부는 "45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리기도 있었습니다.
그럼 국내에서 첫 전보를 보낸 건, 언제일까요?
국내에서의 첫 전보는 1885년 당시 한성전보총국이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보를 보낸 게 처음이었는데요.
광복 이후에는 체신부와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서비스가 이관돼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전자우편과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이용량이 급격히 줄었고 2010년대부터는 경축용이나 선물용으로만 명맥을 유지해왔는데요.
전보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종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2006년 전보 서비스를 종료했고 독일 역시 올해 1월부로 서비스를 중단했는데요.
국내에서 전보 서비스를 맡아왔던 KT도 다음 달 15일부로 전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보를 대체할 수 있는 우체국의 경조 카드 등 유사 서비스는 남아있는데요.
13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지는 전보, 하지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던 그 온기의 역사는 또 다른 통신수단을 통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금까지 였습니다.
#전보 #138년 #한국전기통신공사 #KT #통신수단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