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서울 경동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 A 씨.
1교시 국어영역 때 예정보다 1분 30초 일찍 종료 알람이 울리면서 시험 초반부터 당황했습니다.
2교시 수학시험이 끝난 뒤 다시 1분 30초간 국어 시험지를 돌려받았지만, 이미 작성한 답안지를 수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국어시험을 망쳤다는 생각 때문에 이어지는 시험에도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A 씨 / 경동고 고사장 수험생 : 집중하기도 힘들고, 솔직히 중간에 이걸 응시를 포기하고 나가야 되나 이런 생각도 조금 했던 것 같아요.]
A 씨는 결국, 손해배상 소송을 결심하고 집단소송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사이트를 연 지 닷새 만에 수험생과 학부모 4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A 씨 / 경동고 고사장 수험생 : 매뉴얼이 없었나. 매뉴얼이 있었으면 이런 어이없는 대처는 하지 않았을 텐데…. 또 아직도 그게(시험종료 알람이) 자동화나 전산화가 되어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가장 많이 나왔거든요.]
수능 시험장 타종 오류로 수험생들이 법적 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년 전 수능 고사장에서도 학교 실수로 시험 종료벨이 3분 일찍 울려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법원은 항소심에서 '전체적인 시간 안배가 중요한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가 1인당 7백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오재창 / 2021학년도 수능 타종 오류 사건 담당 변호사 : 국가가 그 시험 감독이나 운영하는 데 책임이 있는지, 과실이 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가 있었는지 이게 문제거든요. (올해 수능 고사장에서는) 처음 잘못한 것을 보정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A 씨는 관련 판례를 토대로 소송 참여자들을 모아 조만간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입니다.
피해를 본 수험생들은 소송 결과와 별개로 더 이상 억울한 수험생이 나오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 | 김광현
그래픽 | 이원희
자막뉴스 |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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