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로 유전자를 편집해 질병을 고치는 치료제가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 승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의 새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유전자 가위 기술을 둘러싼 가격 논란과 특허권 소송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유전자 위 수십억 개의 염기 가운데 특정 부위를 잘라 교정하는 유전자 가위!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카스9은 1·2세대 때와 달리 가위 구조를 조금만 바꿔주면 어떤 유전자든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지난달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크리스퍼를 활용한 치료제가 승인됐습니다.
엑사셀이라는 이름이 붙은 치료제인데, 적혈구가 둥근 모양이 아닌 낫 모양을 띠고 있어 만성 산소부족을 유발하고 장기손상으로 이어지는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치료합니다.
기존엔 골수이식으로만 고칠 수 있던 질환이지만, 환자의 골수에서 꺼낸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크리스퍼로 편집하고 다시 환자에 투여하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임상시험에서 환자 29명 중 28명에서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달 초 바레인도 엑사셀을 승인했고, 미 FDA도 현지시각으로 오는 8일 엑사셀의 승인 여부를 발표합니다.
[김진수 /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초빙교수 : 인류가 달나라 가는 것보다 더 큰 사건입니다. 사람의 DNA를 고쳐서 질병을 치유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거예요.]
엑사셀이 출시되더라도, 한 명당 치료비가 우리 돈 26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혜택받는 건 극소수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한 번의 치료만으로 병을 고칠 수 있어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보험이 적용된다면 환자의 부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엑사셀의 원천 기술을 두고 유전자 가위 기업들이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어서 기술료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고됩니다.
미 MIT 등이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대, 서울대 교수가 설립한 툴젠 등이 크리스퍼 기술의 특허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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