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항소심서 금고 4년
법원 "방어권 보장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안 해"
"사실상 국민 상대로 독성 시험이 이뤄진 사건"


인체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이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1심 무죄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다현 기자!

[기자]
네, 서울고등법원입니다.


항소심 재판에만 3년 가까이 걸렸는데요.

판결 선고 내용, 자세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서울고등법원은 오늘 오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가습기 살균제 판매·제조사 임직원 11명도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다만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가 유통돼 사실상 국민을 상대로 독성시험이 이뤄진 거라고 규정했는데요.

특히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품 위험성을 언급한 보고서를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번에 쟁점이 된 제품은 CMIT와 MIT를 주원료로 만들어진 '가습기 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입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원료가 폐 질환 등을 일으키거나 악화시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PHMG 또는 PGH를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옥시 관계자들이 최대 징역 6년형을 확정받은 것과 대비되는데요.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판결이 엇갈린 겁니다.

보건 전문가들은 항소심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가습기 살균제 원료와 폐 질환 또는 천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1심 재판부가 관련 연구들의 한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파편적이고 단편적으로 접근해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선고를 마친 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은 재판부가 가해 기업 주장을 배척해 다행이... (중략)

YTN 김다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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