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앵커]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각종 지원대책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기업계에선 다양한 형태의 대형 기업 인수합병 소식도 있었는데요.
한 주간 있었던 다양한 기업소식들, 기업기상도로 살펴보시죠.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주간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정부가 세제 혜택 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연초 주식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당장의 경기나 금리 전망의 영향이 더 큰 탓인데요.
그러면 불확실성이 여전한 새해 셋째주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시작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입니다.
뿌리가 다른 화학과 제약강자가 한 몸이 됐습니다.
OCI그룹이 한미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1대 주주가 됩니다.
한미 대주주들도 OCI지주사의 주요 주주가 되고 양측 대표가 각자 대표를 맡죠.
일방적 합병이 아닌 통합인데 공동창업해 총수 일가가 둘인 회사는 있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 같네요.
어쨌든 한미는 상속세 탓에 총수 일가의 주식이 풀리는 문제를 해결했고 OCI도 대주주 우군을 확보한 셈입니다.
증권가에선 호평 우위입니다.
하지만 한미그룹 장,차남이 통합 반대 가처분을 제기해 최종 성사는 지켜봐야합니다.
이번엔 또다른 인수합병 주자인 오리온입니다.
유력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5천500억원에 인수해 숙원인 바이오에 진출했습니다.
제과회사 중 해외비중이 큰 오리온의 홍콩자회사가 인수주체라, 중국 사업 성과로 바이오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죠.
레고켐은 작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신형 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으로 최대 17억 달러 받는 계약 체결한 곳인데요.
수천억원대 개발자금과 안정적 대주주가 필요해 이해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확실한 제과 수익을 불확실한 바이오에 쓰는 건 부담이란 말도 있지만 레고캠은 자금줄을, 오리온은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포스코로 시작합니다.
작년 8월 캐나다서 열린 7억원짜리 이사회가 경찰 수사대상에 올랐습니다.
수사 대상은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회장 등 이사 12명을 포함해 16명입니다.
지주회사 이사회인데 자회사 포스코와 캐나다 자회사도 돈을 냈고 5박을 하며 최고급 호텔에 호화식사, 1억원 짜리 전세 헬기, 골프 등이 문제됐죠.
이후 중국에서도 유사사례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장도 있다는 소식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해외 이사회 자체는 합법이지만 자회사에 부담을 떠넘겼다면 문제될 수 있죠, 일을 하러 간다며 호화행사를 했다면 기업윤리도 문제입니다.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 시작 시점이란 점 역시 논란 거리죠.
다음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폭풍이 시작된 금융가로 넘어갑니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만 원금 손실이 벌써 1천억원을 넘었습니다.
지난주 은행 담합 제재와 함께 말씀드렸는데 새해 들어 12일까지 5대 은행에서 8~12일까지만 만기상품 원금의 절반인 1천67억원이 증발했습니다.
주가가 일정수준까지 안 내렸으면 되는데 집중 가입된 2021년 비해 H지수가 너무 떨어진 탓이죠.
올해 만기 예정액이 10조2천억원이니 5조원대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민원도 이미 1천건을 넘었는데 예금같은 상품이다, 절대 손해 안본다 하며 가입을 유도했다면 면책이 힘듭니다.
5대 은행 외에도 대형 증권사까지 12개 금융사에 집중돼있는데 당국이 검사에 나섰지만 그런다고 손실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다음은 카카오모빌리티입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이용기록 추적, 포렌식에 나서 문제가 됐습니다.
작년 말 유럽 택시플랫폼인 프리나우의 인수 무산이 보도되자 제보자를 찾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직원들이 동의서를 쓰고 전화를 넘겨받아 법무법인이 포렌식하는데 유례가 없다네요.
동의서에 명확한 조사 이유, 범위가 안 정해진 점, 사전 공지·통보가 없던 점이 노조의 불만을 사고 있죠.
카카오노조는 사외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보도 당시 이미 협상 기한을 넘겼고 상대방이 불만을 제기한 상황이었는데,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그룹의 고강도 개혁 시점에 과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지막은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면세점들입니다.
나라 안팎을 드나드는 사람이 급증했는데 판매 실적은 안 그렇습니다.
작년 면세점 매출이 11월까지 12조4천억원,,24조원을 넘었던 2019년의 절반이고 12월 장사가 잘됐어도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의 17조8천억원도 밑돕니다.
면세점을 싹쓸이하던 중국 보따리상과 단체관광객의 감소 탓입니다.
중국 관광객도 젊은 층은 면세점에 관심이 덜해 중국 설인 춘제연휴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습니다.
코로나 한파 졸업이 먼 겁니다.
다만, 몸집은 줄어도 중국 관광객 송출여행사 등에 주는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성 위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중국만 쳐다보고 살 순 없으니까요.
새해 벽두부터 핵심 무역로 중동해역이 불안하고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일단 피했지만 중국이 흑연 수출 통제에 나서 경제안보상황이 심상찮습니다.
이런 상황이 가뜩이나 힘든 경기의 반등을 막지 않게 정부와 기업이 미리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송고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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