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은 뉴욕 증시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할 정도로 호황인데요.
그런데 기업에서는 구조조정 그러니까 해고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30 청년세대, 좌절에 빠져 있다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세계를 가다, 워싱턴 최주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 고용시장은 요즘 뜨겁습니다.
[줄리 수 / 미국 노동부 장관대행 (2일)]
"지난달 일자리가 35만 개나 생겼고 실업률은 3%대를 유지했습니다. 일자리는 충분하다는 겁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지수는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유명 기업들도 최대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의 청년들, 이른바 MZ세대는 "딴 나라 얘기"라며 한숨을 쉽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외식, 여행 자랑을 줄이고 저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릴리안 장 / 미국 20대]
"생활비 아끼는 법 알려드릴게요. 충동적인 소비를 줄이세요."
이른바 '생활비 절약 챌린지'에 벌써 60만 명이 동참했습니다.
베이비부머인 부모님 세대는 풍부한 은퇴자금과 유례없는 호황으로 집 값까지 상승하며 안락한 생활을 누리지만, 이들은 고금리, 고물가 속 치솟는 월세와 생활비에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합니다.
특히 훈풍이 부는 고용 시장도 청년들의 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신규 채용 문도 좁아졌는데 설상가상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대형 IT 기업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아마존이 입주한 건물입니다.
아마존은 음악, 스트리밍 등 분야는 물론 비교적 최근 시작한 의료 사업에서도 정리 해고를 진행했습니다.
아마존과 구글, 줌 등 유명 IT 업체 141곳에서 직원 3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이콥 / 아마존 직원]
"'더 이상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메일 하나 보내고 끝인거죠. 다음엔 누가 잘릴 지 몰라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 근무가 활성화 됐고, 인공지능 AI가 대체하는 일자리가 늘면서 정리해고가 기업에게 있어 비용절감과 조직 슬림화의 명분이 된 겁니다.
해고 통보가 워낙 일상화 되다보니 이를 온라인에서 생중계하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입니다.
[현장음]
"해고되기 10분 전이에요. 곧 해고 통보가 올 거에요. (나쁜 소식을 전합니다. 당신은 해고됐습니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에 "미국엔 2개의 경제가 돌고 있다"는 표현도 나옵니다.
[사샤 / 대학생]
"취업 못할까봐 불안해요. 지금 정부가 발표하는 자료는 이런 상황을 반영 못 하는 것 같아요."
[임마누엘 / 대학생]
"(정부가) AI에 일을 맡기는 것도 좋지만 고용 창출도 신경 써야합니다."
낙관적인 경제 신호에도 미국 청년들의 좌절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 (VJ)
영상편집 : 변은민
최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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