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래 방치돼 폐가나 다름 없는 빈집이 늘어 나고 있죠.
골칫거리에 처치곤란인 빈집을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 시작됐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 전국 13만여 곳에 달합니다.
이 빈집들을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모여 곳곳에서 빈집 살리기가 한창인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빼곡히 늘어선 낡은 빌라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4층짜리 건물.
외벽에 '1유로 프로젝트'라고 쓰여 있습니다.
버려진 집을 단 1유로에 사들여 고쳐서 이용하는 빈집 살리기 운동을 뜻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퍼진 이 운동의 국내 1호격 건물인 셈입니다.
한 건축가가 4년 가까이 공실이던 다세대 주택을 3년 동안 1400원만 내는 조건으로 빌렸습니다.
창도 문도 없이 곰팡이가 덕지덕지 앉았던 폐가를 되살려냈습니다.
[최성욱 / 1유로 건물 기획 대표]
"동네 한가운데 있고 규모도 큰데 비어 있고 유리창이 깨져 있고 막 이런 것들이 좀 안타까웠고."
지금은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 등 상점 17곳이 입점하며 동네 활력소로 바뀌었습니다.
[이준훈 김영미 / 동네 주민]
"(빈집일 때는) 쓰레기가 말도 못 했어요. (지금은) 젊은 분들이 많이 돌아다니시니까 활기찬 것 같고, 우리도 젊어지는 느낌?"
지방의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일입니다.
7년째 비어있는 이 집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데요.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옆집도 4년째 텅 비어있습니다.
[오연근 / 마을 주민]
"갈수록 더 하죠. 빈집이 더 많죠. 여기는 모두 다 노인들밖에 안 사니까."
주민 70%가 80대 고령으로 전체 38가구 중 10가구가 비어 있는 전남 해남군의 이 마을에서도 빈집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현장음]
"옛날 마루가 다 썩어서 다시 철제를 해서 마루 깔 거고요."
새로 고친 집은 인근 초등학교에농촌 유학을 오는 가족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최석영 / 해남군청 미래공동체과장]
"작은 학교지만 살려보고자, 집 주인분들께서 (빈집을) 무상으로 7년간 임대를 해 주셔서."
[김일순 / 빈집 프로젝트 입주민]
"(6학년) 딸이 딸기도 좋아해서 딸기 모종 이런 거 (심고). 물 주면서 이런 거 보면 즐거움이 있다고 그럴까."
[김해경 / 주민자치위원장]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아기가 와서. 이제 희망이 더 생기는 거죠."
빈집들이 다시 싹을 틔우고 움트며 삭막했던 마을에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김남준 장동하
작가: 전다정
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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