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국영 석탄 광산, 내년이면 다 문을 닫습니다.
석탄 시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지역 사회는 붕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장 카메라, 백승우입니다.
[기자]
내년에 폐광되는 국내 마지막 국영 탄광 도계 광업소입니다.
지역사회는 폐광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현장음]
"자기 수검 실시! (실시!) 이상 없는 걸로 하고 인차 출발시키겠습니다. 인차 출발!"
매일 아침 9시, 140여 명의 광부들이 칠흑 같은 갱도로 들어갑니다.
[이상현 / 도계광업소 과장]
"24갱(24번째 갱도)까지가 3000미터 정도 되고요. 그 다음에 24갱에서 막장까지 들어가려면 1200미터 정도."
50분 넘게 시커먼 갱도를 지나면 석탄을 캐는 막장에 도착합니다.
석탄 덩어리를 망치로 내려치면 까만 가루가 사방으로 퍼져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음]
"(우와 진짜 무겁네). 이거 무겁다고 하면 안 돼. 제일 가벼운 거야."
대부분 20~30년 경력의 광부들은 이 막장보다 곧 폐광을 앞둔 상황이 더 깜깜합니다.
[임병철 / 도계광업소 광부]
"지금 제 나이가 54살이에요. 지금 폐광을 하고 나가서 무슨 계획을 잡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에요. 힘들어요."
[계성훈 / 도계광업소 광부]
"폐광 지역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따로 나가서 고민을 해봐야 될 거 같아요."
당장 다음 달 폐광되는 태백 장성광업소.
한때 우리나라 최대 탄광으로 6천 명 가까이 일했었지만 지난 3월부터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장성광업소 안에는 이렇게 작업화 사물함과 세척장이 있는데요. 지금은 물이 나오지 않고, 사물함도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소속 광부 400여 명은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김영문 / 장성광업소 광부]
"산재도 못 내고 산재를 한 번 내면 딴데 취업할 수도 없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도 안 써주고 그냥 위로금 몇 푼 주는 걸로 끝내려고 하니까."
광산이 성업 중일 땐 유난히 소고기 집이 많던 상가도, 지금은 가게 곳곳에 폐업 신고를 알리는 공지가 붙었습니다.
[김주영 /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 위원장]
"(광부) 가족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기대어 살던 소상공인이 있어요. 이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도시 붕괴에 두려움이 있으니까."
한때 340여 곳에 달했던 탄광, 호황을 누렸던 석탄 산업이 이젠 역사의 한자락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백승우입니다.
PD : 윤순용
영상취재 : 이락균
백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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