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월 4일 발생한 톈안먼 사태 35주년을 앞두고 중국 현지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당국의 삼엄한 통제 속에 추모 활동은 해외로 퍼져나가는 양상입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택시 한 대가 톈안먼 광장 난간을 들이받고 멈춰 섰습니다.

주변엔 경찰복 차림으로 보이는 1명이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옛 트위터 X에 올라온 영상으로 중국 인터넷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사고 목격자 : 가속해서 뚫고 나갔네! 저 사람 죽은 거 아닌가?]

1989년 톈안먼 사태 35주년을 앞두고 주목받았던 사고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지금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치워져 있고, 삼엄한 경비 속에 긴장감이 감돌 뿐입니다.

희생자 유족단체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외신 인터뷰가 금지됐다는 소식 정도만 전해졌습니다.

1990년부터 홍콩에서 6·4 추모 집회를 주도하던 단체는 2021년 불법화되면서 구심점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28일엔 새로 시행된 '홍콩 보안법'에 따라 활동가 6명이 선동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탕 / 홍콩 보안국장 : 소셜 미디어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해 우리의 중앙 정부, 홍콩 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증오를 퍼뜨린 혐의입니다.]

중화권에선 유일하게 타이완에서 촛불집회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입니다.

대신 추모 활동은 미국·일본을 비롯한 해외 민주국가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집회 현장에선 친중 화교들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미국 주재 친중 화교 : 타이완으로 꺼져라! 공산당 만세!]

영국 런던에선 6.4를 뜻하는 은어인 '5월 35일'이란 제목의 연극이 영어로 무대에 오릅니다.

[로웨나 허 / 톈안먼 사태 연구자 : 6월 4일은 금지된 단어이기 때문에 '5월 35일'이라고 말 수밖에 없는 것이죠.]

중국 당국의 통제가 역사적 비극을 오히려 세계에 알리는 역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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