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도 폭염에 '하지' 메카 성지순례 중 570여명 사망…기후변화 여파
[앵커]
전 세계 이슬람 신도들의 연례 메카 성지순례인 '하지'가 현지시간 14일부터 닷새간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낮 최고 기온이 섭씨 52도에 달하면서 최소 570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이슬람력으로 12월 초에 열리는 '하지' 행사는 올해 최고기온이 50도를 넘는 불볕더위 속에 치러졌습니다.
그럼에도, 신앙 고백, 예배, 자선, 라마단 금식과 함께 이슬람교 5대 의무 중 하나인 '하지'를 위해 18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았습니다.
"제 종교 의무의 한 축을 수행해 매우 기쁩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그러나 일부 순례객엔 죽음의 여정이 됐습니다.
이번 '하지' 순례길에 최소 57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집트인 320여 명과 요르단인 60명이 포함됐는데, 대부분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기후변화 탓에 메카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0.4도씩 올라가서 갈수록 '하지' 순례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난달 사우디 연구팀이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메카 대사원의 기온은 낮 한때 섭씨 51.8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매우 힘들죠. 지난 몇 년과 비교했을 때, 기온이 비정상적이어서 영향이 큽니다."
'하지' 순례를 위해선 사우디 당국이 발행하는 별도 비자가 필요한데, 이번엔 상대적으로 많은 이집트인이 비용을 아끼려 다른 경로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순례길에 마련된 에어컨 시설에 접근도 못 하고, 제대로 된 응급치료도 받지 못한 겁니다.
전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의 최대 성지순례 행사에도 기후변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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