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동물학대 그만”…소 없는 소축제?

채널A News 202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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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과 사나운 소가 결투를 벌이는 스페인의 투우 경기같이 동물이 등장하는 전통 축제들은 때때로 학대 논란에 휩싸이곤 합니다.
 
계승해야 할 유산이냐 아니면 연출된 동물 고문이냐 의견이 분분한건데, 일부 국가에선 동물학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 동물 대신 이런 것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태국 중부 도시 나콘사완. 

사람들이 철제 우리를 들고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우리 안에 있는 파란 물건을 자세히 보니 일본 유명 만화 캐릭터 중 하나인 '도라에몽' 인형입니다.

[현장음]
"빨리 오세요. 빨리 오세요."

태국에선 살아있는 고양이에게 물을 뿌려 울게 하면 비가 온다며 고양이를 이용한 기우제를 지내 왔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물을 뿌리고 우리 안에 넣어 흔드는 등 동물 학대 논란이 일자 '고양이 로봇'인 도라에몽 인형으로 대체 한 겁니다.

[퐁판 케르드캄 / 태국 마을 촌장]
"올해 축제는 전통적인 방식을 본떴어요. 이제 비가 올 수도 있겠죠. 지금 온 나라가 너무 더우니까요."

황소 머리가 크게 그려진 공이 비탈길에서 내려오자 사람들이 재빨리 피합니다. 

유럽 스페인 마텔피노 지역에서 매년 8월 열리는 소몰이 축제인데, 진짜 소 대신 200㎏이 넘는 공을 도입한 겁니다.

예산 부족으로 진짜 소를 들여오지 못한 것인데 '동물 친화적'이라는 호평을 받아 주최 측은 아예 소 대신 공을 이용하도록 운영 방침을 바꿨습니다.

일본 미에 현의 한 신사에서 진행되는 700년 전통의 축제도 지난달부터 방식을 바꿨습니다.

농사 풍년을 기원하며 말을 타고 가파르게 오르는 축제인데 안전 문제와 말 학대 논란이 이어져 해당 지자체에서도 문제제기를 한 겁니다.

이에 주최 측은 오르막길 경사를 대폭 낮추고 2m 높이의 토벽도 없앴습니다.

[축제 관람객]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통도) 시대와 함께 바뀌어 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소싸움이나 산천어 축제 등 동물 학대 의혹이 제기되는 지역 행사들이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친환경적 행사를 위한 새 지침을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지자체와 관계 부처 간 협의가 되지 않아 연구 용역 결과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통이라는 명분과 동물 보호라는 가치가 부딪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공존' 해법 마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


김민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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