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김건희 여사가 보낸 5개 문자 내용 자세히 보겠습니다. 첫 번째 보낸 게 1월 15일인거죠?
이 때가 김 여사 명품백 논란으로 상당히 시끄러웠던 시점입니다.
친윤계와 친한계 취재 종합해 문자를 재구성해봤습니다.
1월 15일, 김 여사의 문자가 시작됐습니다.
두 차례 보냈는데, 영부인 사과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시킨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 관계를 중재하려고 시도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친한계 쪽에서는 이날 메시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Q2. 그러고 나서 4일 뒤 문자가 추가로 온거죠?
네, 19일 문자 친윤 측 주장 종합해보면요.
저희가 이 역시도 화면 재구성 해봤습니다.
"비대위 뜻 따르겠다", "위원장 의견 따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등 자신을 낮추며 거듭 사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한계 측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여기에 내용이 좀 더 있다는 겁니다.
"진정성 논란이나 책임론 때문에 결정 못하는 거다",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붙을 거다" "그럼에도 사과 결정하면 따르겠다" 이런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는 겁니다.
핵심은 '그럼에도' 라는 게 친한계 측 주장입니다.
사과 못하는 이유를 쭉 설명한 뒤 그럼에도 원하면 하겠다는 말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인식한 겁니다.
한마디로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겁니다.
친윤계 쪽에서는 '그럼에도' 가 무슨 의미라는 것이냐, 당이 원하면 사과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 핵심 아니냐 이런 입장이고요.
Q3. 19일 문자부터 양측 해석이 엇갈리는 거군요, 그 다음 문자는요?
그로부터 4일 뒤, 23일에 온 문자입니다.
잠시 이 시점을 짚고 넘어가자면, 이틀 전 한 후보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이 쏟아진 때였습니다.
친윤 측 말을 종합해보면요, 김 여사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던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 발언을 언급하며,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단호히 결심하겠다"고까지 했는데요.
반면 친한계 측은 이 날도 몇 가지 얘기가 더 있다는 반응입니다.
한 후보에 악의적 댓글다는 김 여사 측 인물들이 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사실 아니고,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한건데요.
이날도 사과가 필요하다면 단호히 결심하겠단 메시지가 있었는데 친한계 측은 역시 앞서 나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제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습니다.
Q4. 그 다음 문자는요?
김 여사, 한 위원장 사퇴 압박 상황을 에둘러 언급했는데요.
"큰 마음 먹고 비대위 맡아줬다",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대통령이 역정내서 그런 건데 상황 공감된다" 취지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친한계 측 취재를 종합한 내용인데 이에 대해 친윤계 측은 구체적 내용 대신 이 날도 김 여사가 낮은 자세로 메시지를 보냈다고만 말했습니다.
Q5. 양측에서 이렇게 서로 달리 해석하는 이유가 뭔가요?
양측 주장을 다 들어봤는데요.
먼저 친윤계 측입니다.
고민 끝에 절제된 표현으로 자존심 굽혀가며 정중하게 보낸건데, 읽고 답하지 않은 행위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총선 패배 책임론을 묻는거죠.
친한계에서는 당시 전후 맥락을 따져보자고 합니다.
지도부의 김 여사 사과 요구에, 20일 친윤계에서 '사과 불가론'을 띄웠고, 21일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이 있었죠.
원내에선 '연판장' '윤리위 회부' 등 한동훈 사퇴론이 제기될 때였습니다.
사퇴는 사퇴대로 요구하면서 사과하겠다고 문자 보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겁니다.
Q6. 이렇게까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데, 이 문자 공개가 전당대회 앞두고 누구에게 유리한 건가요?
당권주자들 서로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신자론이 부각돼 한 후보 지지자 이탈이 있을 거란 주장과, 오히려 이 시점에 여사 문자가 공개된 것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결집할 거란 계산이 맞서는 거죠.
유불리, 아직은 알 수 없지만요.
대통령 관계에 민감한 전통 지지층과 새 당정관계 요구하는 지지층의 여론이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내에서는 자칫 야당에 공격받을 수 있는 영부인의 문자가 이렇게 공개되는 게 자충수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Q.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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