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엔 해가 떨어져도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훌쩍 넘어서 30도를 웃도는 날도 적지 않습니다.
어젯 밤에 열린 한 달리기 대회에서 참가자 수십 명이 무더위에 탈진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권경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달리기 대회 참가자들 사이로 구급차가 경광등을 번쩍이며 들어옵니다.
바닥에 쓰러진 참가자를 급히 병원으로 옮기려는 겁니다.
[현장음]
"가까운 응급실로 가게 해주세요! 지금 이게 중요한게 아니예요!"
어제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에서 열린 야간 달리기 대회에서 참가자 수십 명이 탈진 등 온열질환 증세가 나타난 겁니다.
소방 당국에는 경기 시작 40분 뒤부터 신고 38건이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탈진자 28명 중 19명은 의식 저하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도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습니다.
온열 환자가 집단 발생하자 소방 당국은 밤 11시까지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어제 오후 7시 이곳을 출발해 각각 5km와 10km 코스를 달렸는데요.
당시 하남지역의 기온은 30.1도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행사 규모에 비해 폭염 대비 등 운영이 부실했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아 / 대회 참가자]
"사람들과의 간격도 너무 좁았기 때문에 더 덥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물을 깔아놓는 그 종이컵의 개수며 만 명 대회 규모 치고는 너무 부족했다…"
[이유락/대회 참가자]
"밤에 뛰어야 되는데 이게 전반적으로 좀 너무 어두웠고, 이렇게 많이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는 걸 처음 봤어요."
결국 9시 반까지 예정됐던 대회는 조기에 종료됐습니다.
[대회 관계자]
"(참가자들이) 무리해서 그런 거예요. 무사할 거예요. 힘 빠지고 다시 또 깨어나고 그러시니까."
더위를 피해 야간에 열리는 스포츠 행사들의 안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채널A 뉴스 권경문입니다.
영상취재: 채희재
영상편집: 김지향
권경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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