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구청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재산을 백지신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170억 원어치 주식 지키려고 구청장을 포기한 겁니다.
내년에 보궐선거 치르느라 수십억 원 혈세를 또 쓰게 됐습니다.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취임 2년 3개월여 만에 사퇴했습니다.
정보통신설비회사 '문엔지니어링'을 운영해온 문 전 구청장은 이 회사 주식을 포함해 약 170억 원의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공직자 업무와 상충한다며 주식 백지신탁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1, 2심에서 모두 패하자 구청장직을 그만둔 겁니다.
[문헌일 / 전 구로구청장]
"답답합니다. (기업과 구청장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저희가 없어요."
선거로 뽑힌 구청장이 주식을 지키려고 직을 던진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새 구청장을 뽑는 보궐선거는 내년 4월 2일에 치러지는데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약 39억 원이 든 것을 감안하면 30억 원 안팎의 세금이 들어갈 전망입니다.
[유무상 / 서울 구로구]
"(세금이) 아깝죠. 잘못됐다는 얘기죠, 구청장으로서. 구민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강용숙 / 서울 구로구]
"너무 화가 나죠.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저희들은 이렇게 믿고 뽑았었잖아요."
이런 비판에 문 전 구청장은 말을 아꼈습니다.
[문헌일 / 전 구로구청장]
"그건 뭐라고 제가 말씀드리기는 저거 하네(어렵다). 그런 건 말씀 드리기는…"
논란은 중앙정치로도 번졌습니다.
문 전 구청장이 소속된 국민의힘은 당과 협의 없이 사퇴한 거라며 대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호준석 / 국민의힘 대변인(구로갑 당협위원장)]
"진심으로 모든 주민들께, 구민들께 사과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구청장이 돈 많은 사람의 취미활동"이냐며 국민의힘이 엉터리 공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김재평
영상편집 : 이태희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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