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 주민의 발, 마을 버스의 운행이 쪼그라 들고 있습니다.
운전할 사람이 없어서라는데, 왜 그런지, 상황은 어떤지, 현장 카메라, 김승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마을버스, 주민들의 발이 돼서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죠.
그런데 요즘엔 버스를 몰 사람이 없어서 운영이 힘들다고 합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의 한 마을버스 회사 이사로 재직 중인 임연정 씨는 지난해부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기사가 부족해 직접 버스 운전면허를 딴 겁니다.
[임연정/ 마을버스 기사]
"오전에 사람이 비면 새벽 4시 반까지 이리 와요. 와서 1시 반까지 돌고 다시 사무실에 가서 업무 보고."
기사 9명이 쉬는 시간 없이 풀타임 근무를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고, 끼니는 대충 때우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현장음]
"(식사하러 가시는 거예요?) 사가지고 차 안에서 시간 되면 먹으려고요."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사는 70명이던 기사 수가 최근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최종문/ 마을버스 회사 대표]
"기사들이 둘씩 있어야 하는데 없잖아요. 기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어요."
마을버스 기사의 월평균 급여는 약 316만 원.
시내버스 기사보다 100만 원 이상 적은데, 근무 시간은 더 깁니다.
배달업이나 물류회사 이직까지 겹치면서 고령화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성용/ 마을버스 기사]
"제때 못 쉬고 계속 일을 해요. 차를 세우지를 못하니까."
기사가 없어 4년째 운행을 못 하고 있는 마을버스입니다.
원래는 예비용으로 서너 대만 차고지에 세워놨는데, 지금은 10대나 서 있습니다.
배차 간격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손모 씨/ 서울 강북구]
"되게 많이, 20분은 기다리는 것 같아요."
[김소린/ 서울 서초구]
"'도착 정보 없음'이라고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게 한참 동안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버스 기사도 눈치를 보게 됩니다.
[양영자/ 마을버스 기사]
"(버스가 적으니) 손님들이 짜증을 내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 뭐, 차가 막혔다든지 어쨌든지 그런 식으로 해서."
서울의 마을버스 기사는 2900여 명으로 적정 인원보다 600명가량 부족합니다.
최근 외국인 기사 도입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안전 문제 발생 우려에 무산됐습니다.
대중교통의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래범
PD 장동하
AD 송시원
작가 신채원
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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