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명절 때마다 배를 타고 성묘하러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댐 건설로 고향 마을이 물에 잠긴 수몰민들인데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은 수몰민들의 성묘길을 이성우 기자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선착장에 성묘객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이들은 모두 댐 건설로 고향 마을이 물에 잠긴 수몰민입니다.
수몰민을 태운 보트가 물속에 가라앉은 고향 마을 위를 달린 지 30여 분, 마침내 호수 가운데 있는 산소에 다다릅니다.
먼저 예초기와 낫을 이용해 봉분 주변에 자란 풀과 나무를 잘라냅니다.
잘린 풀과 나무를 한쪽으로 치우자 풀이 수북이 자랐던 봉분이 말끔해집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물에 잠긴 고향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옛 생각이 납니다.
[전희주 / 충북 충주시 : 수몰이 안 됐으면 옛날 고향 친구들하고 다 같이 어울렸을 텐데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져서 만나기가 참 쉽지 않아요.]
벌초를 마친 뒤 조촐한 상을 차려놓고 술잔과 함께 큰절을 올립니다.
차를 타고 또 배를 이용해야 하는 어려운 길이지만, 그래도 자주 묘소를 찾지 못해 죄스러운 마음뿐입니다.
뱃길을 이용해야 하는 성묘길이 후손들에게도 계속 이어질지 걱정도 듭니다.
[이경숙 / 충북 충주시 : 교통이 좋으면 바로 오는데 아이들도 같이 올 수 있는데 배를 타고 오니까 시간 맞춰서 오려니까 힘들어요. 그게 좀 불편해요.]
그래도 명절 때마다 수몰민들을 위해 배를 운항해주는 이들이 있어 고향 찾는 길이 조금이나마 편해졌습니다.
[김응수 / 충주호 숭조회장 : 수몰되고 10년 동안을 고깃배를 이용해서 위험했는데 그래서 94년도부터 22년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자의 사연을 담아 뱃길로 이어지고 있는 수몰민의 성묘행렬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있습니다.
YTN 이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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