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옛 소련 지역, 그러니까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일대에 사는 우리 동포를 고려인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고려인 17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지 80년이 되는 해인데요.
블라디보스토크부터 우즈베키스탄까지, 강제 이주의 역사가 담진 사진들이 공개됐습니다.
지 환 기자입니다.
[기자]
고려인의 역사는 1863년 함경북도 경원에서 시작됩니다.
배고픔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 연해주에 정착한 고려인.
하지만 1937년 스탈린 정부는 고려인들에 대한 강제이주를 시작합니다.
당시 총살된 사람만 2,500명, 남은 17만 명은 중앙아시아의 황량한 대지로 내몰렸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고려인들이 아니었습니다.
거주 마을에 태극기를 달아 대한 독립을 외쳤고, 보따리 속에 몰래 숨겨온 볍씨를 허허벌판에 파종했습니다.
1950년대 고려인들은 이미 트랙터를 이용해 농사를 지었고, 비행기로 농약을 살포했습니다.
[박지희 / 아리랑 박물관 학예사 : 고려인들이 강제이주를 당하고 척박한 땅에서 끈기를 가지고 삶을 이어갔던 모습을 50여 점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사진들은 지난 20년간 해외 곳곳에서 한장 한장 모은 것들입니다.
전시 공간은 특이하게도 강원도 정선에 있는 아리랑 센터.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고려인들의 이주 당시 영상,
척박한 중앙아시아 풍경을 배경으로 아리랑이 흘러나옵니다.
[진용선 / 아리랑 박물관장 : 아리랑이라고 하는 게 그분(고려인)들에게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가장 민족적 DNA가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노래가 되고.]
사진 속 담긴 80년 고려인 강제이주의 역사,
아픔과 고통 속에 뿌려진 아리랑 꽃씨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곳곳에 그렇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YTN 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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