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려한 무늬의 셔츠를 기억하십니까? 지난 99년, 탈옥수 신창원이 입어 화제가 됐죠.
이탈리아의 한 명품 브랜드 제품이었는데, 이후 '신창원 티셔츠'로 불리며 수많은 유사품을 양산했습니다.
2007년, 권력형 비리 의혹과 학력 위조 사건으로 논란이 된 큐레이터, 신정아 씨의 패션.
국내에는 생소했던 여러 명품 브랜드를 걸쳤는데, 일부 제품은 '신정아 브랜드'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미술품을 다루는 큐레이터답게 옷차림은 깔끔했지만, '학벌은 짝퉁, 의상은 진품' 이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파문이나 논란을 일으킨 사람들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관심을 받는 현상을, '블레임 룩 현상'이라고 합니다.
비난이라는 뜻을 가진 블레임(Blame)과 옷차림, 룩(Look)을 합한 신조어입니다.
오늘 또 하나의 블레임 룩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정유라 패딩'이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는데요,
덴마크에서 정 씨가 입은 이 패딩은 캐나다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백만 원 안팎이라고 합니다.
한 드라마에서 전지현 씨가 입어 '천송이 패딩'으로도 알려진 고가의 브랜드입니다.
정 씨가 입었던 '스타워즈 티셔츠'도, 가격은 3만 원대로 출시됐지만, 한정판이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하네요.
쇼핑도 안 하고, 집 살 때도 대출을 이용했는데, 고가 제품들은 무슨 돈으로 산 건지도 궁금합니다.
최순실 씨의 수십만 원짜리 명품 구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검찰 소환 당시, 취재진에 밀려 신발 한 짝이 벗겨졌었죠.
누리꾼들은 신데렐라와 최순실의 이름을 합쳐, '순데렐라'라는 별명을 붙이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 등의 풍자를 쏟아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도 수십만 원짜리 구두, 수백만 원짜리 패딩, 쉽게 못 사죠.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자신보다, 논란의 당사자들이 훨씬 부유하고 풍족한 삶을 누렸다는 걸 보면서 많은 서민들은 박탈감을 느낍니다.
"옷을 자기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삼는 사람은, 대체로 자기 옷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힘들다".
19세기 영국의 비평가이자 수필가, 윌리엄 해즐릿의 말입니다.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으로 그 속을 달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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