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입 간호사가 투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병원의 진상 조사가 본격화됐습니다.
이번 사건이 간호사들의 집단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 문화와 관련 있다는 논란 속에 간호사 10명 중 7명은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인석 기자입니다.
[기자]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신입 간호사 A씨가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 씨의 남자 친구는 간호사 조직 내 이른바 '태움' 문화가 A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 입니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 씨의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습니다.
또 유족과 A 씨 남자 친구를 한 차례 조사한 데 이어 병원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병원 측도 감사팀을 주축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병원 측은 1차 조사 결과, 유가족이나 남자 친구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보강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 속에 간호사들의 인권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대한간호협회 조사 결과 간호사의 70%가 연장 근로를 강요받는 등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간호사의 41%는 선배나 동료 간호사, 의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백찬기 /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 : 직속상관인 간호사가 가장 많았고, 동료 간호사, 간호부서장, 의사 순으로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의 대부분이 병원 관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1년간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비율도 19%에 달했습니다.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는 간호사 7천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YTN 오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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