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가수 윤상에 평양공연 맡긴 ‘숨은 이유’

채널A News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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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 문화과학부 최석호 차장입니다. 최 차장,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오늘의 키워드는 '남남북녀'입니다.

[질문]평양 공연을 앞두고 내일 열리는 남북 실무 접촉 얘기겠네요. 최 차장, 그럼 내일 마주앉을 두 남북대표 비교 좀 해주시죠.

우리 측에선 방북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가수 겸 작곡가 윤상 씨가, 그리고 북한에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대표로 나섭니다.

현송월 단장은 북한 선전가요를 주로 부른 그야말로 '정치적' 인물입니다.

2005년엔 일 잘하는 여성을 일컫는 '준마처녀'라는 노래를 불러서 김정일의 신임을 얻었는데요,

김정은 정권에선 '음악통치'의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지난달엔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한국에 오기도 했습니다.

[현송월 /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지난달 11일 서울 공연)]
"그래도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앞선 가수들보다 조금 더 크게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면, 우리측 대표로 나서는 윤상 감독은 전형적인 '대중음악가'입니다.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김민우의 '입영열차'를 비롯해서 여러 히트곡을 작곡했고요,

본인이 직접 가수활동을 하기도 한 '순수 예술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그럼 정부가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윤상 씨를 택한 건 어떤 의미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통일부는 일단..."짧은 기간에 공연연출은 물론, 무대까지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작곡과 편곡 역량을 갖춘 음악감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요,

윤상 감독, 정치적 발언을 좀처럼 안 하지 않았습니까?

윤 감독을 내세우면서 "이번 공연에서 정치색을 절대 드러내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깔린 겁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북한이 공연 색깔을 문제삼을 경우엔 향후 남북접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확실한 라인업은 내일 나오겠습니다만, 조용필, 이선희 씨의 예술단 합류 얘기가 나옵니다. 두 사람의 방북은 처음이 아니죠?

이선희 씨는 2003년 통일음악회 무대에 섰고요, 조용필 씨는 2005년 평양에서 단독콘서트를 가졌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김정일이 생전에 좋아했던 가수들이란 건데요,

김정은이 아버지의 향수를 느끼면서 남북 대화에 좀더 마음을 열게 하는 '최강' 라인업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선희 씨의 'J에게'는 지난달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 불리워지기도 했는데요,

이번 공연에서 이선희 씨가 'J에게'로 북한 가수와 호흡을 맞출지도 관심입니다.

[질문] 최 차장, 북한은 대화 얘기는 하면서 실제로는 구체적인 액션을 보인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이 너무 시급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분명, 찬반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서 말만 꺼냈지 어떤 움직임도 없다, 북미 회담에 대해서도 세부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서둘러 공연단까지 보내냐? 이런 비난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요.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냈고, 김여정까지 와서 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하루가 멀게 쏘아올리던 미사일 발사도 잠잠합니다. 세계적인 대북 강력제재가 조금씩 먹히고 있습니다.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끄는 길에 한국이 선제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예술단 파견이 섣부른 파티였는지, 아니면 비핵화로 가는 윤활유가 될 것인지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마무리되는 5월이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알겠습니다.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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