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한 한국 현대 정치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김종필 전 총리는 정치를 허무한 일, 허업(虛業)이라고 즐겨 표현했습니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때로는 촌철살인의 문구로, 때로는 여유가 묻어나는 말로 자신의 심정과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김 전 총리가 생전에 남긴 말들을 박순표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우리 헌정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최다선 9선 의원을 지낸 김종필 전 총리는 말재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63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이른바 4대 의혹 사건으로 외유를 떠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96년 문민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해서는 "역사는 끄집어낼 수도, 자빠트릴 수도, 다시 세울 수도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듬해 자민련 중앙위원회에서는 "제일 보기 싫은 것은 타다 남은 장작"이라며 "완전히 연소해 재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2001년 초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자신을 향해 "서산에 지는 해"라고 비판하자 "나이 70에 서쪽 하늘을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였으면 하는 과욕이 있다"고 여유 있게 받아쳤습니다.
2004년 정계 은퇴를 선언할 때는 "노병은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정치를 허무한 일, 허업(虛業)으로 표현하면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故김종필 / 전 총리 : 정치는 바로 허업(虛業)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봅니다. 정치의 열매를 국민 여러분께 충분히 돌려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2015년 부인 박영옥 여사의 장례식장을 찾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국민에게 돌아갈 열매를 정치인이 따먹으면 교도소밖에 갈 곳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2016년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5천만 국민이 내려오라고 해도 자리에 앉아 있을 사람"이라는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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