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80여 명이 생활하는 복지 시설에서 장애인을 성폭행하고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성폭행 피의자는 여전히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적 장애인 거주 시설 '동산원'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학대받았다고 진술한 여성 장애인 7명을 경찰이 다른 시설로 옮기려 하자, '동산원' 직원들이 몸으로 막아선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지금부터 체포 들어갑니다.]
장애인 80여 명이 생활하는 '동산원'에서는 지난달에도 여성 장애인 2명이 분리 조치 됐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게 해 수치심을 주고, 이사장과 일부 직원들이 손찌검했다는 신고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동산원 현직 직원 : (이사장이) 밤새 안마를 시킨다든지 수시로 불러 일과 중에도 안마를 시키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걸 (목격했습니다.)]
시설 보수 공사에 동원하는 등 사실상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동산원 현직 직원 : 풀 뽑고 땅콩을 까고 손에 피가 터질 정도로 하는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학대와 압박을 당해왔으면 저렇게 할까 생각할 정도고요.]
심지어 성폭행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한 여성 장애인은 지난 2월 분리 조치 된 뒤 시설 직원 A 씨로부터 10년 가까이 수차례 성폭행당했다고 가족에게 털어놨습니다.
저항조차 할 수 없었던 아픈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 심리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폭행 피해 의심 장애인 가족 : 자기가 당한 진술 같은 건 정확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예요. 저희는 같이 살아봤잖아요. 거짓말을 해도 어느 위치에서 (성폭행을) 어떻게 당했다고 꾸며낼 정도의 지능은 아니거든요.]
경찰은 최근 수사에 착수해 A 씨를 소환 조사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A 씨는 여전히 '동산원' 시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A 씨 / 장애인 성폭행 피의자 : (혐의) 인정 안 하죠. 제가 아무것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요.]
'동산원' 측은 성폭행은 물론 학대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동산원'의 전신은 '해인원'으로 1990년대 초 장애인 학대 사실이 폭로되면서 법인이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고 그때부터 의사 출신인 서정희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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