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으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고등학교 후배로부터 형사 사건의 대법원 재판을 맡아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은 박 전 대법관의 고교 후배 이 모 씨로부터 탈세 사건 상고심 재판을 맡아달라는 취지로 박 전 대법관에게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투자자문업체 대표인 이 씨는 법인세 28억여 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 2011년 기소됐고,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검찰의 상고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간 뒤 박 전 대법관이 속한 1부에 배당됐고, 주심은 박 전 대법관으로부터 법원행정처장 자리를 물려받은 고영한 전 대법관이 맡았는데 2013년 말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이 씨 사건을 맡기 위해 재판 배당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지난 2015년 부임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곽병훈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을 언급하며 상고법원 추진을 도와달라고 말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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